[뉴스레터 2025.6.] 연두의 운영활동가 편지

빈고게시판

안녕? 난 연두라고 해 🙂

넌?

 

이렇게 인사하기를 좋아하는 연두입니다. 조합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

 

 

제가 살고 있는 양평 두물머리에는 이제 새 봄의 연두는 사라지고

어느새 깊고 짙은 초록 가득한, 여름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어요.

날씨도 나날이 무더워지고 있고요.

모두 몸 건강 마음 건강 잘 지키시길..

 

여러분의 6월은 어떤가요?

저는 왁자지껄한 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빈땅캠프로 6월의 문을 열었고 어제는 두물머리 친구들이 짓는 논 농사에 손 모내기를 함께 했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분들을 빈땅캠프에서 만나고 싶어서 빈땅캠프 이야기를 조금 해볼게요.

처음 참가하는 빈땅캠프고 빈땅지주들의 총회를 겸한 모임이라는 내용은 잘 모른 채로

‘조합원들이 빈땅으로 가는 캠프를 빈땅캠프라고 부르나보다..’ 생각하며

오랜만에 빈고 사람들과 같이 놀고 웃고 먹고 마시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서 신나게 참가했어요.

무리한 일정 사이에서 고민도 많았지만 정말 잘 다녀온 것 같습니당.

엄청 즐거웠거든요 🙂

반짝거리던 진안의 초록들, 어린이와 강아지와 웃음소리가 뛰어다니던 담쟁이(공간이름) 마당, 시원하고 편안했던 실내공간, 모두를 감동시킨 마을산책, 슬픔 끝 행복시작 물놀이, 제발 우리동네도 하나 생겼으면 싶었던 짚라인, 돈 주고도 못 볼 아름다운 낙화놀이, 밤마다 나눈 술잔들과 노래와 이야기들, 의외로(!) 깊이 있던 책나눔 주제나눔, 어딘지 찡한 선물&소감 나누기, 누구랄 것 없이 함께 나서서 척척 해낸 뒷정리, 시간에 쫓겨서 갔지만 너무 맛있었던 송어회, 남은자들의 끝나지 않던 다음 일정 논의(“거기서 만나 그럼” 무한반복 ㅋㅋㅋㅋㅋ)

빈땅캠프에서 보낸 2박3일의 여유와 웃음과 고마움 같은 게,

서로 감동하고 격려하고 웃어주며 보낸 시간이,

제가 사람들과 어울려 살며 나누고 싶었던 생활 같다고 생각했어요.

함께 산다는 게 늘 이렇게 웃기만 할 수는 없다는 걸 잘 알지만,

이런 시간을 두툼하게 깔아두고 그 위에 함께 할 일들과 고민들이 또 잘 쌓여가길.

즐거운 빈땅캠프였습니다 🥰 내년에는 함께 만나요 다들.

 

그리고 어제 했던 모내기 얘기도 조금 해드릴게요.

요즘 세상에 이렇게 여럿이 모여 손 모내기 하는 풍경도 참 드물겠죠?

저희 친구들한테는 해마다 핑계김에 얼굴 보는 명절 같은 날이 며칠 있답니다.

모내기 날도 그 중 하나예요.

예전에 두물머리 농지보존 투쟁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그리고 늘어난 친구들이)

지금은 하나 둘 흩어져 각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또 종종 이렇게 연결되고 모여들어 같이 일하고 같이 놀며 추억을 쌓아가요.

 

요즘 같은 세상에 논 농사를, 그것도 공동농사로(현재는 3명의 친구가 짓고 있어요),

토종과 종 다양성, 미생물과 습지 생명들까지 고려하며 짓고 있다니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 이야기들 곁에 잠시 머무르곤 하는 것 뿐이지만

그 시간들이 저한테도 엄청나게 많은 생각과 고민, 배움과 용기를 준답니다.

마치 커다란 어머니 나무가 한 그루 있으면 그 주변의 작은 나무들도 모두 연결되어

생명의 지혜를 배우고 나눈다는 말처럼요.

 

 

빈고의 여러분들과도 앞으로 잘 연결되고 만나서

많이 웃고 많이 이야기 나누고 많이 응원하고 격려하면서

그렇게 서로 더 용감해지고 씩씩해지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세계는 지금 전쟁의 위기에 휩싸여 있지만

우리는 용기 잃지 말고 끝까지 잘 버텨서

우리가 해야할 일들이 뭘지 잘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 이 느슨하지만 단단한 연결을 만드는 일들이

어쩌면 전쟁의 반대편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아닐까..

언제나 사랑을 선택하는 일이 전쟁에 맞서 싸우는 일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더위에도 일교차에도, 습도에도 태풍에도 지지 마시고

곁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웃고 우는, 느슨하지만 단단한 연결 만들어 나가는

그런 여름 되시길 기원합니다.

그럼 이만,

총총

9빈고게시판
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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