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2025.9.] 반바지의 운영활동가 편지

빈고게시판

 

학교 여름방학 기간에 시작한 PT가 새학기 개강과 함께 끝났습니다. 먹고 마시는 것 외에는 별다른 소비 지출이 없는 제 가계부에서 가장 큰 – 거의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바로 헬스장 연 회원권과 PT 강습료인데요.

 

스트레스 푸는 데 도움이 돼서 더 열심히 했던 운동이 어느 순간 잘 해내지 못하는 나를 책망하며 스트레스의 주범이 되는 걸 원치 않았습니다. 운동을 좋아하게 됐지만 신체 구조나 근육의 움직임, 운동을 더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 따위를 연구하며 운동하고 싶지 않은 저는 그 모든 것을 트레이너에게 맡깁니다. 저는 그저 생각없이 몸뚱이를 굴릴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트레이너에게 굴려질 뿐)이고, 연구하고 고민하고 생각하지 않는 대신 그 모든 걸 강습으로 퉁치는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운동을 업으로 삼을 것도 아니고, 배움의 과정에서 대단히 큰 희열을 느끼는 것도 아닌데 이 복잡하고 할 일 많은 세상에서 지식 습득, 반복 훈련, 방법 숙지.. 이 모든 걸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니, 얼마나 편하게요.

 

살면서 이런 것 하나 쯤은 있어도 될 것 같습니다. 모든 일, 모든 순간을 진심으로, 전력을 다 해서, 완전하게 이해하고 파악하며 할 수 있다면 참 완벽하겠지만.. 완벽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건 때때로 피곤한 일이잖아요..?

 

9월의 어느 날, 반바지

25빈고게시판
반바지

댓글

타인을 비방하거나 혐오가 담긴 글은 예고 없이 삭제합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