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운영활동가 잔잔입니다.
<자본의 바깥> 출간과 곳곳의 북토크들 이후 신규조합원 가입과 함께 출자 현황 소식을 종종 듣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나면 뱃속이 근질근질한 느낌이 나면서 출자를 하고 싶어집니다.
그 느낌을 실행에 옮겨 저는 최근 나름의 고액 출자를 했습니다.
지난 해에 교통사고가 있었습니다.
앞 차가 가다가 급정거해서 저도 멈췄는데 뒤에 따라오던 차가 못 보고 저를 친 겁니다. 소위 백대빵이라고 하죠. 2주 간 두통과 뒷목, 왼쪽 어깨 결림 등의 치료를 받고, 렌터카를 받고, 앞, 뒤 범퍼를 수리하고, 두 달 뒤에 합의금을 받았습니다. 처음 합의금을 받았을 땐 마치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었습니다. 사고 직후의 아픔과 공포는 희미해지고, 통장에 찍힌 숫자만 보였으니까요. 그런데 나중에 들어보니 보험사에서 처음 제시한 금액을 넙죽 받은 제가 참 순진했다고 하더군요. 비슷한 사고로 저의 두 배를 받은 직장 동료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느꼈던 충격이란…. 보험의 세계는 드라마 <부부의 세계>만큼이나 반전과 충격이 가득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생긴 꽁돈을 출자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저는 지금까지 세 가지 흐름(!)의 출자를 했습니다.
첫 번째는 스무살이 되고 알바를 시작해 할머니께 매달 드렸던 용돈 5만원이 2년 간 모여 저에게 다시 돌아왔던 쌈짓돈 120만원. 쓰지 못하고 모아두셨다가 학교다니며 쓰라고 주셨는데, 그 때 저는 학교에 다시 갈 마음이 없었고, 빈집에 살고 있었기에 120만원이 120만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매달 5만빈씩 자동이체 정기출자를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이 앞서 이야기한 갑자기 생긴 꽁돈을 출자한 거죠.
자본의 바깥에서 빈고는 조합원들의 주거래은행이라고 설명하지만, 사실 저는 빈고를 주거래은행처럼 이용하지 않습니다. 여유 자금, 예상 밖의 돈이 있을 때, 반환을 하지 않아도 되는 돈을 출자하고 있으니까요.
문득 조합원마다 출자하는 방식과 생각이 다르겠거니, 하는 당연한 생각이 떠오릅니다. 저는 왜 이런 방식으로 출자를 하고 있을까요? 아마 그 기저에는 아직 저도 잘 설명하지 못하는, 빈고에 대한 저의 어떤 상과 염원 같은 것들이 있겠죠.
조합원님들은 모두 어떻게 출자를 계획하고 실행하고 계신가요? 그리고 우리는 출자로 무엇을 상상하고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참고로 빈집 이야기가 가득한 책을 읽으며, 저는 요즘 의료사협과 함께 하는 실버타운 같은 것, 차세대 빈마을(?)을 꿈꿔보았답니다. 빈고와 함께 상상이 현실이 되는, 즐거운 26년도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ps. 지난주 총준위 모임 전에 써두고 발행일 맞춰 게시하는 글입니다. 눈사람은 지난주 월요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목포에도 눈이 굉장히 많이 오고 추워졌는데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어제는 낮 기온 12도여서 외투 입고 나갔다가 조금 덥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또 추워진다고 하네요. 계신 곳의 날씨도 변덕스러운지 궁금합니다. 건강하게 지내시다가 3주 뒤 총회에서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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