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고게시판 8/18 건강계 강좌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참여 후기 : 아픈 사람에게 좋은 것은 아프지 않은 사람에게도 좋다
- 반바지
- 작성일시 : 2019-08-23 11:44
- 조회 : 10,166
(후기 한 번 날려먹고 다시 쓰는 후기입니다.
내용이 다소 부실하거나 건성일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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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아파 보기 전에는 깊이 생각해본 적 없었던 것 같습니다.
뭐든 소중한 것, 중요한 것들은 잃어버리고 봐야 그 소중함과 중요성을 알게 된다는 건 식상할 법한 이야기지요.
몇 년 전, 일다에 <반다의 질병 관통기>가 연재될 때, 해방촌 빈가게가 그 자리에서 늘 있을 것처럼 있었을 때
건강계 강좌에서 반다 활동가를 처음 만났습니다. 그러부터 몇 년의 세월이 흘러 이번엔 평화살롱 레드북스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요.
부끄럽게도 반다 활동가는 저를 기억하고 알아봐주었는데 정작 저는 one of them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억하지 못했다는 걸
책을 사고 수줍게 저자 사인을 부탁할 때 비로소 알게되었습니다.
저는 세상 아플 일 없을 것처럼 살다가 (처음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으로 몸이 병들어갈 때
아프다는 것을 고통스럽고 힘겨우며 어떻게든 피하고 싶고 외면하고 싶은 것으로만 여기고 싶었습니다.
밤에 잠들 때 내일 아침이 오지 않기만을 바라며 살았습니다.
아침에 통증이 가장 심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고통 자체가 너무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이 고통의 근원이 무엇인지 모르고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다는 것이 저를 가장 고통스럽게 했던 것 같습니다.
그 때 만약 <반다의 질병 관통기>를 읽었다면,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를 읽었다면 어땠을까..
강좌를 들으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건강이 기본값이고 최상의 가치로 여겨지는 세상에서 질병 혹은 질병을 겪고 있는 사람은 어렵지 않게 소외되고 배제된다는 걸
아프기 전에는 알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반다 활동가는 그 부분을 명징하게 짚고 있고,
아파도 미안하지 않을 수 있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런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고 언제 올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꿈같은 세상의 이야기로 현혹할 마음같은 것은 없습니다.
다만 아파도 미안하지 않는 삶은 다른 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위해서 중요하고,
그럴 수 있는 세상이 된다는 것은 사람이 사람으로서 살기에 좋은 세상임에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GM에게 좋은 것은 미국에게도 좋다, 뭐 이런 자본의 격언(..)이 있다지요.
"아픈 사람에게 좋은 것은 아프지 않은 사람에게도 좋다"는 말로 바꿔봅니다.
아픈 사람이 일할 수 있고 사람을 만날 수 있으며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세상이라면
아프지 않은 사람 또한 어렵지 않게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며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겠지요.
강좌를 들으며 그런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 삶을 살기 위해 자본주의적 착취에 알게 모르게 물들고 자기 착취에 찌든 내 삶부터 바꿔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건강계에서, 빈고에서 이런 생각을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다행입니다.
- 건강보험계 계원, 빈고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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