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 두물머리 언덕집에서 봄을 맞이해 빈고 조합원들을 만나 노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날은 따순 햇볕 아래 보송보송 버드나무 씨앗이 눈송이처럼 날려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 냈는데요
재아, 알록, 이파람, 우마, 가비, 쿠우 이렇게 왁자지껄하기 보다는 도란도란 놀기 좋은 인원이 모였어요.
양수역에서 가까운 강가의 공원 평상에 자리 잡고 우선 각자 싸온 도시락을 까먹고
재아 조합원이 우쿨렐레 가락으로 흥을 돋우면 옆에서 우리는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고요,
본격 그림 그리기에 앞서 알록 조합원의 제안으로, 종이 안 보고 그리는 초상화로 손을 풀고,
한 사람이 '양류관세음보살'처럼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포즈를 취하면 다른 사람들이 빠르게 크로키하며 놀았어요.
버드나무는 물가에서 잘 자라 정화의 상징으로 알려져있고 실제로도 몸을 치유하는 능력이 있어 아스피린의 주원료로 쓰인대요.
예로부터 진통제로 썼다길래 찾아보니, 고대 그리스에서 산통이 심한 산모에게 버드나무 껍질을 씹으라고 준 일화가 있고
이순신 장군이 말에서 떨어져 발목이 부러졌을 때 상처에 버드나무 껍질을 감싸고 가지로 부목을 대어 빨리 나았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실제로 뼈가 부러졌을 때 석고 붕대보다 버드나무 부목을 고정하는 것이 뼈가 빨리 붙고 부작용이 적다고 하니 놀랍지요?
그런 까닭에 관음보살이 버들가지를 떨쳐 흔들고 병자에게 병에 든 물을 뿌리면 아픈 이들이 모두 휴식을 얻고 몸이 청량해져 모든 병이 다 낫는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합니다. (출처 : 법보신문)
이날의 우리는 모두 양류관음보살이 되어 강바람 봄바람 맞으며 몸과 마음 정화하는 시간을 보냈어요.
도시락은 맛있고 음악이 흐르지, 각자의 개성따라 취한 포즈 보는 재미에, 모델 보고 그리는 행위 자체로 신나고, 각자 그린 그림이 또 보기 좋아서 많이 웃었던 날이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