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 조합원 인터뷰. 그런데 “오글오글”을 조금 곁들인.
글쓴이 : 정훈 (빈고 대표활동가)
안녕하세요. 정훈 조합원입니다. 저와 함께 살고 있는 아내 현영도 빈고 조합원이 된지 벌써 몇 년이 되었네요. 둘이 연애를 시작했을 때 즈음해서 제가 빈고 운영 활동에 참여했기 때문에, 아내도 빈고를 가까이서 지켜보았죠. 그래서, 빈고에 대해 어땠는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한번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저희의 고민도 함께 이야기 해보았어요. |
정훈 : 빈고의 첫 인상은 어땠어?
현영 : 신기했어. 왜냐면, 정훈이가 집중하던 것 중에 하나였으니깐. 그래서, 궁금해서 따라갔는데. 레드북스
책모임이었어. 여러사람들이 시끄럽게 있었고. 숲이야도 그 때 옆에서 다른 모임도 하고 있었어. 재미있
었어. 그 날은 레드북스 구경하다가 끝났고. 책모임 뒤에 그런 가벼운 뒷풀이가 있었는데, 그런 경험이
처음이었어. 무거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편하고. 그랬던 것 같았어. 뒷풀이? 같은걸 처음 경험해서
신기했어. 그날 기억은 가볍고 재미있었다. 근데, 빈고의 회의는 진지하고 무거운 것 같아.
그렇습니다. 아내는 연애 초기에 제가 빈고 모임에 간다고 하면 이상한 곳에 가는건 아닌지 궁금해 했었어요. 빈고를 모를 때라 빈고 모임이라고 하면 이상하게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한번 따라왔었는데, 그날 재미있어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날의 경험 덕분에, 다음부터 현영이는 제가 빈고 모임을 간다고 하면 안심하게 되었어요. 재미있어해서 다행입니다. |
정훈 : 현영이가 언제 빈고 조합원이 됐었더라? 꽤 오래전이지 않아?
현영 : 처음 빈땅캠프 갔을 때 놀다가 재미있어서 빈고 조합원이 되었었지.
정훈 : 맞아. 그랬었지! 그 때 빈땅캠프에서 현영이 친구도 만났었잖아.
현영 : 맞아.
정훈 : 그리고 그 다음에 소풍에서 알록도 만나게 되고. 빈고 모임을 하면서 현영이는 친구들(?)을 자주 만났네?
현영 : 그러게 말야.
정훈 : 빈고에 대해 몇 년을 경험한 지금은 빈고에 대해 어떤 느낌이야?
현영 : 빈고는 금융 쪽이잖아. 회의할 때 어렵기도 하고 진지함도 있고, 빈고의 진지함이 살짝 어색하긴 한데,
그런 진지함 말고, 빈고에서 만난 관계들이 재미있었어. 빈고의 사람들이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 서로
이질감도 들지도 않고.
정훈 : 빈고의 사람들이 특별한 것 같아?
현영 : 빈고 사람들이 웃음이 많고 활발하고 시끌벅적한. 모르는 사람이 와도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도 좋고.
제2의 가족들? 아니다. 제2의 놀이터 친구들(?)을 만난 기분이었어. 포근했다.
정훈 : 빈고와 함께 하면서 좋았던 점과 나쁜 점이 있다면?
현영 : (웃음) 나쁜 점부터 먼저 할게. 아직도 빈고가 뭔지 잘 모르겠다는거야. 뭘 하는지 모르겠어.
정훈 : 하하하. 나 때문에 회의를 많이 보는데도?
현영 : 내가 회의는 안하잖아. 회의록에 내용이 많다보니깐. 회의록을 봐도 어떤 식으로 어떤 뉘앙스로 이야기
했던 것인지 알 수 없어서 봐도 잘 모르겠다. 안건들의 중요도? 이런걸 잘 모르니깐 잘 모르겠어.
그리고, 좋은 점은 뒷풀이!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서로 궁금해하면서 웃고 떠들고 일상
이야기 하는게 좋은 것 같아. (빈고 아니면) 나이도, 생활도 다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이야기 해보겠어?
나이대도 다양하니깐. 나이 많은 사람들도 만나게되는데. 그 사람과 같은 나이대의 다른 사람들을 현실
에서 만나면 그 사람은 편하지 않아. 빈고 사람들이랑 있을 때는 그런 부분에서 편하니깐 이야기 하는데,
일적으로 나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거나 하면 너무 갭 차이가 나. 불편해. 선 넘는 사람들도 많구.
현영 : 나는 정훈에게 궁금해. 빈고하면서 좋은게 뭐였어?
정훈 : 나도 노는게 제일 좋아. 관계가 있어야 빈고도 재생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구.
저는 인터뷰를 진행하며, 현영이가 말해준 빈고가 만드는 관계가 재미있고, 포근하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어요. 조용히 기억 속에 남겨봅니다. 이어서 저희들의 고민도 나눠보았습니다. |
정훈 : 우리의 문제인데, 나는 이런 고민이 있어. 우리는 아이를 가지지 않기로 했잖아? 그래서 나중에 누군가
혼자 남게 된다면 아이가 없으니깐 더 외롭고 힘들지 않을까? 그리고, 어쨌든 혈연 관계라는 것이 그
안에서 그 구성원(가족)들을 챙겨주고 기억해주고 그러잖아. 그런데 그런걸 만들지 않는다면, 외롭지
않을까? 그래서 가족이 하는 역할을 나를 둘러싼 관계들. 친구들. 또는 공동체가 할 수는 없을까?
현영 : 외로움은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나의 외로움은 1단계 정도? 지나가는 개미 뚠!뚠! 같은, 스쳐가는
외로움이었거든. 나를 만나기 전에 정훈이는 엄청 외로워했잖아. 나는 개미 뚠뚠이었는데. 그런데, 정훈
이를 만나서 외로움이 커졌어. 혼자 있을 때 조용함이 어색해.
사랑하면, 외로워지는 이 모순... (아... 오글오글) |
현영 : 가족... 그래서 정훈이랑 사진들을 남겨두고 싶어. 인생네컷이 좋은게. 계속 남기면, 우리가 나이 들어가
는 것이 보이니깐. 그렇게 남긴 사진을 내가 죽고 화장할 때 함께 태우고 싶어. 그리고 혼자 남을 사람을
생각하면서 상대의 버킷 리스트를 적어주자. (말하다 조금 눈물이...)
생각하면 가장 울컥하면서 기분 좋아지는 말 있어?
정훈 : 난 현영?
현영 : 적어! 바로 적어! 나는 정훈이가 행복해라고 말을 할 때. 요즘엔 정훈이가 행복하다는 말을 많이 하니깐.
울컥하고 좋지. 나에게 가족이란 같이 이야기를 일상을 이야기하며 그저 잔잔한 관계였는데 지금 정훈이
와 만들어가는 가족은 독특하고 재미있고 항상 손을 잡고싶은? 그런 느낌의 가족이지!! 정훈이 손은
내꺼야!!
인터뷰를 하며 마신 술 때문일까? 이야기는 조금 감정적으로 흘러가는 듯하지만. 사실 이 문제는 쉽게 대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니, 서로 열렬히 손을 잡고 강한 연대의 정신으로 이 현실을 이겨내자는 다짐을 할 수 밖에! 흑! 내가 선택한 관계들이 가족을 대체할 수 있는 무엇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그것도 쉬운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고민 속에서 남겨졌다. |
정훈 : 인터뷰를 마치며 빈고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어?
현영 : 나의 인터뷰는 이렇게 오글오글 마무리가 핳핳핳 내가 알고 있는 빈고가 여전히 같은 빈고였으면 좋겠어.
그냥 따뜻하고 즐거운 곳이였으면 좋겠어. 그리고, 나와 즐겁게 만났던 사람들이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빈고 홈페이지에 그런 글 남기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일기장처럼 이러고 지냅니다. 하고 글을
남길 수 있으면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
이렇게 인터뷰는 마무리 되었다. 나도 현영이의 말처럼 우리의 빈고가 재미있는! 즐거운 빈고로 계속 되길 바란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잘들 지내고 계시죠? |
뭔가 육성이 들리는 듯한 인터뷰입니다. 현영&정훈 보고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