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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 에릭 올린 라이트, <공익사업이 된 은행>, <<21세기를 살아가는 반자본주의자를 위한 안내서>>

  • 지음
  • 작성일시 : 2020-09-21 10:16
  • 조회 : 2,774



에릭 올린 라이트,  <<21세기를 살아가는 반자본주의자를 위한 안내서>>, 이매진


4장 자본주의를 넘어선 종착지 - 경제민주주의와 사회주의

1. 권력중심 사회주의 개념

2. 민주사회주의 경제의 구성요소

  21. 조건없는 기본소득

  22. 협동적 시장 경제

  23. 사회/연대 경제

  24. 자본주의기업의 민주화

  25. 공익사업이 된 은행

3. 비시장 경제조직

  31. 재화와 서비스의 국가공급

  32. 피투피 방식 협력 생산

  33. 지식 공유재

4. 다시 전략 문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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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협동적 시장 경제

노동자 협동조합은 특히 경제민주주의의 가능성에서 두드러진 구실을 한다. 노동자 협동조합에서는 노동자들이 기업을 소유하고 생산이 민주적 절차를 통해 관리되기 때문이다. 노동자 협동조합도 시장을 위해 생산하기는 하지만 자본주의 기업과는 아주 다른 가치를 중심을 조직된다. 연대, 평등, 민주적 지배구조, 노동 존엄성, 지역 사회 발전 등이 그런 가치다.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노동자 협동조합이 거의 예외 없이 경제의 주변부에 자리한 고립된 소규모 기업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반면 민주사회주의 경제에서는 노동자 협동조합이 자재적으로 상당히 탄탄한 부문을 구성하게 되며, 어쩌면 심지어 많은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 생산에 관여하는 지배적 형태의 조직이 될 수도 있다. 

21세기에 노동자 협동조합의 전망이 좋아진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있다. 특히 정보기술 혁명에 연결된 기술변화 덕분에 경제의 많은 부문에서 규모의 경제가 축소되면서 대규모 생산의 비교 우위가 감소되고 있다. 그리하여 노동자가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관리되는 기업들의 생명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의 용어를 쓰자면, 변화하는 생산력이 새로운 생산관계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그렇기는 하지만, 자본주의 경제 안의 게임 규칙이 상당히 변화하지 않는다면 이런 잠재력이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노동자 협동조합에 더 많은 공간을 열어줄 규칙의 변화 중 몇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조건 없는 기본소득

2. 자본주의 기업, 특히 소규모 가족 소유기업을 노동자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흐름을 촉진할 공적 프로그램

3. 협동조합을 지원하기 위한 전문화된 공적 신용기관. 협동조합은 평등과 민주주의, 연대의 가치를 실현하는 목표를 지향하는 경제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협동조합이 발전하는 방향으로 자원을 돌리도록 설계된 공적 기관을 설립하는 조치는 정당하다. 조건 없는 기본 소득 덕분에 노동자 협동조합이 일반 민간 은행에서 대출을 더 쉽게 받을 수 있기는 하지만, 순전히 시장 지향적인 금융으로 충족되지 않고 협동조합이 발전하는데 필요한 자본 수요가 여전히 있다. 따라서 시장 금리 이하로 협동조합에 대출을 해주는 임무를 부여받은 공적 신용 기관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4. 공공이 지원하는 협동조합 발전 계획. 도시 지자체는 협동조합의 발전을 장려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할 수 있다. 협동조합을 가로막는 주요한 장벽의 하나는 특히 고도로 도시화된 지역에서 임대료가 낮은 공간에 접근할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도시는 장기 지역 사회 발전 계획의 하나로 협동조합 전용 공간을 조성할 만한 위치에 있다. 어던 모델을 보면 도시가 토지와 건물을 소유하고 협동조합에 공간을 임대한다. 또 다른 모델은 지역 사회 신탁 재단이 공간을 감독하고 협동조합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이 뽑은 이사회가 운영한다. 

5. 협동조합 조직과 경영을 위해 공공자금을 투입하는 훈련 프로그램


25. 공익사업이 된 은행

협동조합에 관한 논의에서 전문화된 공공부문 신용기관이 필요하다고 얘기했지만, 좀더 일반적으로 볼 때 민주사회주의 경제에서 은행은 소유자들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사기업이라기보다는 주로 공익사업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은 은행을 사람들, 곧 예금자가 저축한 돈을 받아서 그 돈을 다른 사람들과 사업체에 대출형태로 빌려주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업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이해하면 은행은 저축한 돈에 이자를 벌려하는 사람들과 사업을 위해 대출을 받으려 하는 사람들을 이어주는 중재자가 된다. 그렇지만 이런 '대부 가능한 자금 모델'은 은행의 작동방식하고 다르다. 전문적인 사항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더라도, 은행들은 예금으로 받은 돈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대출로 빌려준다. 실제로 은행은 신규대출을 할 때 화폐를 창출한다. 어떻게 이렇게 할까? 은행이 진행한 대출에서 받는 이자보다 낮은 금리로 중앙은행에서 화폐를 빌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여기에 속임수가 있다. 중앙은행은 그 화폐를 무에서 만들어낸다. 이 과정이 시장 경제에서 중요한 이유는 그 덕에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충분한 자금을 저축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생산적 사업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화폐 창출 활동은 자본주의 경제에서 국가가 사적인 이윤 형성 은행들이 화폐를 창출하도록 승인하고 보증하기 때문에 가능해진다. 일종의 공적 기능이다. 법학자 로버트 호킷이 말하는대로 이 덕분에 민간 은행은 국가 독점 사업체가 된다. 자본주의에서 은행은 소유자들을 위해 이윤을 극대화하는 임무를 위임받는다. 반면 사회주의 경제에서는 은행이 공익사업으로 간주되며, 폭넓은 사회적 우선 과제들이 은행의 임무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은행은 각기 다른 종류의 기업과 사업에 주어진 대출의 긍정적인 사회적 외부효과를 검토하는 권한을 부여받는다. 

민주사회주의 경제에서 사적으로 소유되고 이윤을 추구하는 은행이 공공은행하고 나란히 존재할까? 폭넓은 시장의 생태계하고 마찬가지로 금융의 경제 생태계에는 자본주의적 은행들도 포함될까? 민주주의 경제를 구성하는 경제적 형태의 자세한 지형에 관한 모든 질문들이 그러하듯, 이 질문도 실용적인 실험과 민주적인 숙의를 통해 해결될 쟁점이다. 사회주의 경제에서도 자본주의적 금융에 적합한 틈새가 존재할 수 있지만, 이런 은행들이 야기하는 역동적 효과가 경제 권력의 민주적 종속이 지닌 내구성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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