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일기 삼아 쓴건데...
모 상임 활동가가 어떻게 찾았는지 모르겠지만 발견해서..
강제로 올리겠다고 협박하여.. 제가 올립니다.
대표와 여러 활동가님들, 총회 준비하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그리고 다음 대표와 활동가님들도 수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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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3. 7. 공동체은행 빈고 정기총회
공동체은행 빈고의 정기총회가 있어서 서울에 다녀왔다.
공동체은행 빈고는 용산 해방촌에서 시작된 빈집의 개인 전세금들을 모아 하나의 단체로 집을 임대하면서 생긴 은행이다.
처음에는 빈집만을 위한 은행이었다가 지금은 공동체를 꿈꾸는 모든 이들을 위한 은행으로 변모하였다.
현재 9개의 공간에서 빈고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이용금을 받아 조직이 유지되고 있다.
빈고의 가장 큰 특징은 출자자-이용자-도움이 필요한 자 모두가 빈고의 구성원이고 이들로 인해 빈고가 유지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출자자기금 공동체기금 지구분담금이 거의 동일하게 배당된다는 재밌고 멋진 실제적인 활동을 바탕에 두고 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부산의 잘자리 역시 빈고의 도움을 받아 전세금을 내고 살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월. 처음으로 서울 빈집에 놀러가 그 문화와 공동체의 가능성에 반했고 그래서 그 날 바로 빈고 조합원으로 가입을 하였다.
총회에서는 1년 간 빈고가 어떻게 운영되었고 어떤 성과가 있고 반성이 필요했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이자 올해 어떤 사업이 진행될지 조합원들이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올해 새 사업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건강계 였다. 대개 활동가 조직은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며 커가지만 그 개인이 만약 큰 어려움을 당했을 경우 빠르게 대응할 수 없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큰 병이나 사고 등에 의한 경우 특히나 그랬다.
빈고에서 조합원끼리 십시일반하여 이런 어려움에 대처하는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은 아주 놀랍고 훌륭한 기획이라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빈고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빈고는 어쨌든 현대 사회의 자본의 물줄기를 바꿔보고자 하는 곳이고 전세금을 기반으로 하여 상당한 자본을 축적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이 보험으로 투자로 연계해 나가듯 빈고도 유사 사업으로 확장성을 가지기 쉽지 않았을까?
건강계 이외에도 재밌어 보이는 사업들이 많았다. 특히 꼬뮌학교 프로그램은 너무나 탐나는 것들이었다. 대안금융과 자본주의 경제학의 이해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나의 목마름을 해소시켜줄 훌륭한 구성이라 생각했다. 부산에서도 꼭 열릴 수 있도록 기획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회 내내 마음이 뜨거워졌다. 사회안전망과 사회적 신뢰가 계속해서 파괴되어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작은 공동체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어엿한 은행의 모습을 갖춘 빈고의 모습, 그리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해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정이 나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빈고의 활동이 많은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어주고 다시 한번 개인의 인생과 공동체의 형성에 불씨가 되어주길 기원하고 한 켠에서 나의 역할을 찾고 수행해 갈 수 있길 바란다.
훌륭한 조합원이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