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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 가라타니 고진, <프루동의 구상>, <<세계공화국으로>>

  • 지음
  • 작성일시 : 2019-09-27 00:30
  • 조회 : 305

189p

프루동의 구상


프랑스혁명의 귀결

우리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프랑스 혁명에서 주창된 자유, 평등, 우애는 세 가지 교환양식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즉 자유는 시장경제에서의 상품교환, 평등은 국가에 의한 재분배, 우애는 호수입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자본=네이션=국가로 귀결되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우애'를 주창하면서 '평등'을 성급히 실현하려고 했던 것이 자코뱅파입니다. 그들은 '자유'를 희생했습니다. 그 후 바뵈프는 이것을 계승하여 소수자에 의한 권력탈취를 통해 '공산국가'의 실현을 꾀했지만, 역시 실패했습니다. 결국 승리한 것은 황제가 된 나폴레옹입니다. 그는 각 계층의 요구를 각각 어느정도 만족시켜주면서 프랑스를 네이션=스테이트로서 통합했습니다. 이때 '우애'는 내셔널리즘이 된 것입니다. 


자유의 우선과 교환적 정의

이 점에서 보면, 19세기 사회주의자가 시도한 것은 혁명에서 잃어버린 '평등'과 '우애'의 가능성을 되찾는 것이었다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 경우 일반적으로 그들은 국가권력에 호소하여 그것을 실현하려는 자코뱅주의적인 경향을 가졌습니다. 생시몽에서 루이 블랑, 블랑키에 이르기까지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중에서 사회주의를 평등이나 우애로부터가 아니라 '자유'에 기초하여 세우려고 했던 사람이 있습니다. 그가 프루동입니다. 

첫째로 특필해야 할 점은 프루동이 경제적 평등보다도 자유를 우선시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평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가 반대했던 것은 분배적 정의입니다. 그것은 국가에 의한 부의 재분배를 요구하는 것이 되고, 그것이 재분배를 하는 국가의 권력을 강화시키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유가 희생됩니다. 프루동은 그것에 반대하여 '교환적 정의'를 주창했습니다. 그것은 부의 격차를 낳지 않는 교환시스템 즉 자유의 상호성을 실현하는 것이었습니다. 

... 프루동이 말하는 아나키란 쌍무적=호수적인 계약에 기초하는 민주주의사회인 것입니다. 아나키는 통상 혼동이나 무질서처럼 생각되지만, 프루동에 따르면 국가에 의하지 않은 자기통치에 의한 질서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우애의 부정과 경쟁의 긍정

둘째로 특필해야 하는 점은 프루동이 '자유'를 '우애'보다 우선시한 것입니다. 자코뱅파, 특히 로베스피에르는 냉철하고 비동적적인 이미지로 이야기됩니다. 그러므로 자코뱅주의를 부정하는 자는 우애나 동정이라는 차원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애'에 기반하여 사회를 바꾸려는 자는 거의 틀림없이 국가로 향합니다. 따라서 국가로 향하는 것을 거부하고 자유의 차원에 머무르려는 프루동이 거부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은 오히려 우애 또는 도덕감정이었던 것입니다. 우애를 거부했다고 하더라도 우애라는 감정 그 자체를 거부한 것은 아닙니다. 그가 거부한 것은 우애를 사회주의 원리로서 삼는 것입니다. 

프루동이 '우애'에 대한 호소를 부정한 것은 중요합니다. 우애는 개인의 희생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것에 의해 (국가적 강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유가 희생되는 것입니다. 역으로 말하자면, 국가적 강제는 자주 우애에 의해 변호 또는 강화되는 것입니다. 국가적 사회주의도 내셔널사회주의(나치)도 항상 우애에 호소합니다. 한편, 프루동에게 사회주의는 그와 같은 감정이 아니라 경제적인 시스템에 기초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점에서 프루동이 사회주의자가 일반적으로 부정한 경쟁을 긍정한 것은 주목할 만 합니다. 그가 생각하기에 경쟁이 부정되면 개인과 자유가 부정되게 됩니다. 


프루동의 구상

프루동은 사유(私有)에 반대함과 동시에 많은 사회주의자가 주창하는 국유도 반대했습니다. 그가 사유와 국유라는 안티노미를 넘어서, 그 어느쪽도 아닌 소유형태로서 발견한 것이 호수성(상호성)입니다. 이것은 국가적 재분배가 아닐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호수와도 다릅니다. 그것은 오히려 시장적 교환과 닮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거기에는 경쟁이 있고 자유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스템은 빈부의 격차나 자본-임노동의 대립관계를 야기하지 않은 것이어야 합니다. 그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시스템일까요? 

첫째로 그것은 생산자협동조합입니다. 거기에서는 전원이 노동자임과 동시에 경영자입니다. 그러므로 임노동(노동력상품)은 지양되어 있습니다. 둘째로 대체화폐, 신용화폐 등의 창출입니다. 이것은 말하자면, '화폐의 왕권'을 폐기하는 것입니다. 프루동에 따르면, 진정한 민주주의는 정치적 레벨에서뿐만 아니라 경제적 레벨에서도 실현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왕권을 폐지해도 '화폐의 왕권'이 남아 있다면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요컨대 프루동이 생각한 것은 국가와 자본주의 시장경제로부터 자립한 네트워크 공간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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