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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 폴 라파르그, <<자본이라는 종교>> 중

  • 지음
  • 작성일시 : 2016-07-16 00:59
  • 조회 : 3,485
'나'는 누구일까요?  그리고 당신은 누구십니까? 

나는 온갖 나쁜 짓을 저질러도 못된 자들을 부자로 만든다. 정의로운 자들은 정의로움에도 불구하고 가난하게 만든다. 오직 기분과 변덕에 따라서만 선민을 고른다.

나는 자본가가 지적이거나 성실하거나 또는 아름답거나 젊기 때문에 선민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그의 온갖 멍청한 짓, 악행 비열함, 몰락은 내가 얼마나 권력을 멋대로 휘두르는지를 보여주는 무수한 증거이다.

자본가가 미덕, 미, 천재성을 구현하는 것은 내가 그를 선민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가 정신적으로 얼마나 어리석은지 안다. 그럼에도 자본가의 천재성은 학자들의 과학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아부한다. 시인들은 자본가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달라고 호소한다. 화가들은 무릎을 꿇고 그의 비평을 간구한다. 여성들은 자기 이상이라고 맹세한다. 철학자들은 머리를 굴려 그의 악덕을 미덕으로 바꿔치기 한다. 정치경제학자들은 자본가의 무위도식이 세상이 돌아가는 원동력임을 발견한다.

나는 내 선민들에게 영원한 웰빙을 듬뿍 베푼다. 이 지상에 먹고 마시고 육체적 쾌락에 빠지는 것보다 더 현실적인 것이 무엇인가? 나머지 것은 모두 허영에다 영혼의 침식일 뿐이다.

나는 내 선민들에게 삶이 다정하고 마음에 들도록 고통은 줄이고 온갖 번잡함은 없앤다.

자본가는 법이다. 입법자들은 그의 필요에 따라 법을 편집한다. 철학자들은 도덕을 그의 버릇에 맞춘다. 그가 하는 짓은 무엇이든 정의롭고 선하다. 그의 이익을 해치는 모든 행위는 범죄로, 처벌받아야 마땅하다.

나는 내 선민들을 위해 임금 노동자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즐거움을 하나 남겨 놓았다. 이익을 남기는 것이야 말로 진정 감동과 즐거움을 준다. 이익을 긁어 들일 때 내 선민들은 어머니, 아내, 아이들, 개, 명예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쯤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 하지만 이익이 안 남는 것은 치유 불가능한 불행으로, 아무것도 자본가에게 위안이 될 수 없다.

- 폴 라파르그, <자본의 선민>, <<자본이라는 종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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