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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 의자와 환대, 그리고 은행

  • 지음
  • 작성일시 : 2016-08-01 15:05
  • 조회 : 3,144
목포에서 살고 있는 잔잔 조합원이 보내준 이정록 시인의 시입니다. 
잔잔이 내어 준 의자에서 잠시 쉬었다 가세요.
 



1. 
어머니가 허리의 아픔으로 깨닫게 된 통찰과 실천이야 말로 환대의 의미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환대란 자리를 주는 행위이다" -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 중

2. 
공동체은행 빈고의 역할도 결국은 의자 하나 내어 놓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은행(銀行, bank)의 어원은 시장의 길거리에서 의자(banco, bench)와 탁자 하나 내놓고 펜과 서류만으로 돈을 벌던 이탈리아 유대인 대부업자로 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공동체은행(恩行, commune bank) 빈고의 의자는 은행가가 앉아서 호객하는 의자가 아니라, 조합원들이 앉아서 쉬었다가는 마을 어귀 평상 같은 의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의자

-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 전화  010-3058-1968 계좌  기업은행 010-3058-1968 (예금주 : 빈고) 이메일  bingobank.or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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