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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 [빈고책읽기11] 가라타니 고진, <서설-교환양식론>, <<세계사의 구조>> 중.

  • 지음
  • 작성일시 : 2018-08-28 01:34
  • 조회 : 3,192

2018년 8월 14일 열한번째 책읽기 모임이 레드북스에서 열렸습니다. 

성심, 미란, 니름, 사, 소연, 인정, 동동, 서원, 지음 총 9명이 모여서 <서설-교환양식론>을 함께 읽었습니다.


다음 빈고 책읽기모임 (12회차)

- 시간 : 2018.08.21 화요일 7:30

- 장소 : 서대문 레드북스

- 함께 읽을 책 :  가라타니 고진, <<세계사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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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빈고폰 010-3058-1968

- 모임 소개 : 2018 공동체은행 빈고 책읽기모임에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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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마르크스가 말하는 공산주의란 칸트가 말하는 '목적의 나라'와 다른 것이 아니다. 즉 그것은 "타자를 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목적으로서 대하는" 사회이다. 칸트에게 도덕성은 선악이 아니라 자유의 문제이다. 타자를 목적으로 대한다는 것은 타자를 자유로운 존재로 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도덕성이 없으면, 공산주의는 없다.


서설 교환양식론


현재의 선진자본주의국가에는 자본=네이션=스테이트라는 삼위일체 시스템이 존재한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구조이다. 먼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방치되면 반드시 경제적 격차와 계급대립으로 귀결된다. 그에 대해 네이션은 공동성과 평등성을 지향하는 관점에서 자본제경제가 초래하는 모순들의 해결을 요구한다. 그리고 국가는 과세와 재분배나 규칙들을 통해 그 과제를 해결한다. 자본도 네이션도 국가도 서로 다른 것이고, 각기 다른 원리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지만, 여기서는 서로를 보완하는 형태로 접합되어 있다. 그것들은 어느 하나를 결여해도 성립하지 않는 보로메오의 매듭이다. 


경제적 하부구조=생산양식 이라는 전제에 서면, 자본제 이전 사회를 설명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자보제경제조차도 설명할 수 없다. 자본제경제는 그 자체가 '관념적 상부구조' 즉 화폐와 신용에 근거한 거대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 마르크스는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자본론에서는 생산양식이 아니라 상품교환의 차원에서 고찰을 시작했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 즉 자본과 노동자의 관계는 화폐와 상품의 관계(교환양식)을 통해 조직된 것이다. 


교환양식D는 교환양식 B가 초래하는 국가를 부정할 뿐만 아니라, 교환양식C에서 생기는 계급분열을 넘어서, 말하자면 교환양식 A를 고차원적으로 회복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유로운 동시에 상호적인 교환양식이다. 이것은 앞의 세가지처럼 실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교환양식 B와 C에 의해 억압된 호수성의 계기를 상상적으로 회복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처음에는 종교적 운동으로서 나타난다. ... 교환양식D는 교환양식 A의 회귀가 아니라 그것을 부정하면서 고차원적으로 회복하는 것이다. 교환양식 D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기독교든 불교든 보편종교의 창시기에 존재한 공산주의적 집단이다. 그 이후도 사회주의적 운동은 종교적 형태를 취해왔다. 


교환양식 D 및 그것에서 유래하는 사회구성체를 예를들어 사회주의, 공산주의, 아나키즘, 평의회코뮤니즘, 어소시에이셔니즘... 이라는 이름으로 불러도 좋다. 하지만 그들 개념에는 역사적으로 다양한 의미가 부착되어 있기 때문에, 어떻게 부르든 오해나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그러므로 나는 그것을 그저 X 라고 부르기로 한다. 


증여하는 사람은 증여받는 쪽을 지배한다. 되돌려주지 않으면, 종속적인 지위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폭력이 작용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일견 무상(無償)적이고 선의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폭력적 강제 이상으로 타인을 강하게 지배한다. 


공동체의 오키테(법)은 공동체의 바깥, 또는 다수의 공동체가 존재하는 상태에서는 기능하지 않는다. 따라서 공동체를 넘어선 공동규범(법)이 필요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이 기능하기 위해서는 강제적인 힘이 필요하다. 바로 실력(폭력)이다. ... 국가권력은 폭력에 의해 뒷바침되지만, 항상 법을 매개로 하여 나타난다. 


국가 간의 법, 즉 국법이 통용되지 않는 공간의 공동규범은 어떻게 존재할까. 국가간의 교역 현실로 부터 생겨난 법이 존재한다. 그것이 말하자면 '자연법'이다. 이것은 단순한 관념이 아니다. 교역이 필요하다면, 어떤 국가도 이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는 상품교환에서 생겨난 힘이다.구체적으로 말하면, 화폐의 힘이다. 


이로써 명확한 것은 모든 교환양식에서 그것만의 고유한 권력이 생긴다는 점, 그리고 교환양식의 차이에 따라 권력타입도 각기 다르다는 점이다. ... 이상 세가지 타입의 권력은 어떤 사회공동체에서든 결합의 형태로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이상의 힘 외에 제4의 힘을 부가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은 교환양식D에 대응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것이 최초로 출현한 것은 보편종교에서이고, 말하자면 '신의 힘'으로서이다. 교환양식 A, B, C, 그리고 거기서 파생되는 힘은 집요하게 계속 존재한다. 인간은 그것에 저항할 수 없다. 그러므로 그것들을 넘어서야 하는 교환양식 D는 인간의 희망이나 자유의지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도 오히려 그것들을 넘어선 지상명령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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