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IT학교’ 지각생 활동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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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IT학교’ 지각생 활동가 인터뷰

 

안녕하세요 빈고 조합원 지각생입니다. 공익활동가를 위한 IT학교(이하 ‘IT학교’)를 만들고 있어요. 빈고 뉴스레터를 통해 IT학교에 대한 얘기를 나눌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공동체IT학교’는 어떤 단체(또는 사업)인지, 간단한 소개와 함께 이 학교를 구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IT학교는 디지털 기술에 대해 기초부터 맞춤 과정으로 공부할 수 있는 교육과정입니다. 시민단체와 사회적경제조직에서 일하는 공익활동가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방식과 깊이와 관계없이 사회 변화를 위해 마음을 쓰고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제가 공익활동가를 위해 처음 교육한게 헤아려보니 20년 전이더라고요. 그때 “웹2.0”이 사회적 화두가 되며 시민사회 전반에 IT에 대한 기대가 차 있을 때였어요. 제가 속했던 노동네트워크는 2년에 한 번씩 국제노동미디어행사를 열어 한국과 세계의 노동운동가들이 IT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공유했습니다. 그때 제가 “노동미디어2.0”이란 주제로 교육을 했어요. 지금이야 너무 쉬운 일이지만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여러 활동 현장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참여시키는 노하우, 매스미디어에 대한 싸움과 함께 수많은 노동자들이 개인 블로그를 통해 현장의 이야기를 공유하게 돕고 노동조합 홈페이지는 노동자 블로그들의 플랫폼 성격으로 전환하자는 제안, 여러 직·간접적 경로로 공격받는 노동자들의 온라인 공간을 지켜내는 법 등을 얘기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참 신이 났던 것 같아요. 그 이후 IT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주춤하며 시민사회도 조직 내 IT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줄였습니다. 그렇게 20년이 지난 지금은, IT를 잘 활용한다고 평가받던 한국의 시민사회가 오히려 상대적으로 IT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져 늘 아쉬움을 갖고 있습니다.

20년 동안 NGO를 찾아다니는 IT교육, 지역 야간 노동자 컴퓨터교실, 사회운동과 결합시킨 IT교육 등 나름 여러 시도를 하면서 느낀 점이 몇 가지 있어요. 거의 대부분의 공익활동가는 IT를 잘 활용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자신은 기초가 너무 약하고 하위 20% 수준 이하의 활용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80%의 사람이 “나는 하위 20%야”라고 생각하는 거죠. 자신이 실제로 얼마나 역량을 갖고 있는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측정할 방법이 바쁜 현실에서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가끔 예측 못한 시점에 IT특강이 생기면 서로 “너가 가라”하며 떠넘기기 일수입니다. 그렇게 떠밀려 간 사람이 만족스럽게 배워와 현실을 개선하는데 성공하는 경우는 별로 없어요. 뒤에 말씀드리겠습니다만 공익활동가들의 디지털 역량이 강화되면 참 좋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다들 내심 원하지만 기초부터 다질 수 있는 교육 기회는 사실상 없습니다. 그래서 공익활동가를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교육과정으로서 IT학교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수많은 IT 교육 기관이 존재하는데, 특별히 ‘공익활동가’와 ‘비영리조직’을 겨냥한 IT학교가 꼭 필요하다고 보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국에서 공익활동가를 위한 IT교육은 필요에 비해 많이 부족해요. 그나마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한 두 번 정도 들을 수 있게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죠. 그러다보니 기술의 원리와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여러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기초’를 단단히 다질 수 있는 기회가 없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이 중간지원기관에서 공익활동가를 위한 IT특강을 1회 만든다면 기초 과정을 편성할까요? 최신 트렌드를 편성할까요? 열에 아홉은 최신 트렌드겠죠? 그런데 기초 없이 최신 트렌드를 배워도 현실에 적용하기가 어려운데다, 그 트렌드라는 것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쓸모없어지는 경우가 많죠. 사람을 성장시키고 학습의 효과를 공익활동에 녹여내기에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어렵습니다.

한국은 사회 변화가 빨라 많은 이슈가 발생하는 반면 기부와 자원활동 등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반은 약한 편이라 활동가 1명이 감당해야 하는 것이 넓고 무겁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시간이 부족하죠.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단발성 교육을 하면 듣고 싶어도 못 듣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 개인과 조직의 디지털 역량은 제자리에 있고, 환경은 빠르게 변하니 업무 효율은 개선은커녕 떨어지기 십상입니다. 그러면 활동가의 시간은 더 부족해지는 악순환에 빠져 있죠. 공익활동가들이 IT교육을 많이 안들으면 피드백을 줄 수도 없으니 점점 더 맞춤 교육보다는 일반적으로 인기 있을 주제의 일회성 교육이 늘어나고 그럼 위의 악순환이 더 강해집니다. IT학교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전환하기 위한 지렛대 역할을 합니다. 공익활동가들의 맞춤 교육을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충분히 준비해두고, 예측가능한 일정으로 진행해 IT교육에 참여를 유도해 선순환으로 바꾸기 위한 계기가 되려고 해요.

<절망편>

<희망편>

한국의 활동가들이 큰 책임을 지고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변화의 동력을 응축하고 있는 것일 수 있으니, 활동가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가 사회 변화에 폭발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시민 한 명 한 명을 위한 강좌도 좋지만 이런 효과를 기대하고 공익활동가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IT학교를 만들려고 해요.

EU의 시민 디지털역량진단 프레임워크 DigComp 3.0을 참고해 교육 과정에 도입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를 도입하게 된 배경과, 수강생들의 역량을 진단, 추적하는 방식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설명해 주세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공익활동가들이 IT 역량을 키우려 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이 “내 현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이 바쁜 현실에서는 없다는 것입니다. 나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이고 내가 지금 하는 활동에 맞게 강점을 키우고 약점을 보완할 전략적 사고를 할 수 있는 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EU와 영국, 미국 등 해외의 시민 디지털역량진단 프레임워크들을 찾아봤습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디지털역량진단 프레임워크는 사회적 리스크를 관리하는게 주 목적 같고 진단항목도 아쉬움이 많아 각자의 현재 역량 수준을 다각적으로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EU의 DigComp는 2025년에 AI를 반영해 3.0이 나와있고요. 5가지 영역과 21가지 역량으로 진단합니다. 5가지 영역이란 1) 정보/데이터를 다루는 능력, 2) 소통하고 협업하는 능력, 3)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능력, 4)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며 디지털 위험을 관리하는 역량, 5) 발생한 문제에 대처하고 필요에 맞게 역량을 쌓아갈 수 있는 문제 해결 역량 이렇게 됩니다. 이 각각에 대해 세부 21가지 역량이 있는 건데요, 공동체IT에서 온라인으로 디지털역량을 진단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https://dctest.ictact.kr/digcomp)) 여기에서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5가지 영역에 대해 각각 얼마나 역량을 갖고 있는지 진단해서 오각형 그래프로 나타내는게 보통이에요. 총점으로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 아니고 각자 어떤 개성을 갖고 있는지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지요.

온라인으로 디지털역량을 다 진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관심을 막 가진 분이 조용히 자기 진단을 해볼 수 있는 용도로 만들었고요. 본격적으로 역량을 진단하고 키우기 위한 분들은 공동체IT와 상담을 받아보시는 걸 추천해요. IT학교는 이런 사전 진단과 상담을 통해 각자 어떤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지금의 상황에 적합한지를 알아보고 맞춤 교육 과정을 제시하게 됩니다. 올해 2026년에 있을 시범사업에는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과 빈고의 조합원들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설계해보려고 하는데요. 뒤에서 다시 말씀드릴게요.

막상 교육을 시작하려 하니 “단순 콘텐츠 제공을 넘어 개별 맞춤형 코스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느끼셨다고요. 현장에서 활동가들이 겪는 가장 큰 디지털 역량의 ‘갈증’이나 ‘공통된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일단 IT에 대한 부정적 경험과 인상이 가로막아요. IT는 어렵고 비싸고 위험한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계시죠. 자신이 기초가 없고 학습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생각하니 더 “감각 있는” 사람이 배워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초를 다질 기회도 없지만 있더라도 난 안될거야라는 체념이 바탕에 깔린 분들이 많은 거죠. 하지만 내심은 IT를 잘 활용하고 싶어서 교육의 기회가 생기면 한 번에 많은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특효약”을 찾습니다.

지금의 AI는 그런 특효약으로 여겨지죠. 기존의 여러 어려움을 상당히 개선해 줄 수 있기에 디지털 기술 교육에 대한 관심이 지금은 높아져 있어요. 다만 AI를 써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경험과 철학을 바탕으로 어떤 세계관을 갖고 있는지, 얼마나 열망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AI의 도움을 받아 할 수 있는 일이 달라집니다. AI가 지금 눈에 보이는 많은 문제를 해결해 주고 오랜만에 한 걸음 이상 나아갈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AI에 과도한 기대를 갖고 있다가 현실의 문제가 100% 해결이 안되면 “난 역시 안되는구나”라는 절망감만 깊어질 수도 있죠. 결국에는 다시 “기초”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됩니다. 기초를 다지면 AI가 많은 걸 도와줄 수 있는 시기입니다. 여기서 기초라는 것은 특정한 기술이라기보다는 IT기술이 변화하는 장기적인 흐름을 알고 보편적인 원리를 이해하는 것, 그래서 새로운 것에 대한 학습과 응용 능력을 키우고, 의도치 않은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이해해 자신있게 변화를 주도하는 역량이라고 말씀드릴게요.

초급부터 최상급까지 아우르는 융합적 교육 과정을 준비 중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과목들이나 내용들이 다뤄질 예정인지 몇 가지만 소개 부탁드립니다.

IT학교의 이름 후보에 “디지털 배움대학”이 있어요. 실제 대학교 과정처럼 전공과 교양, 필수와 선택 과목으로 결국에는 만들어가려 해요. 앞서 말씀드린 DigComp의 5가지 역량 영역을 각각 학과로 만들 수도 있고요. 활동가의 디지털 활용 유형을 7가지로 정리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는데 그 경우에는 각 유형별로 과정을 설계할 수도 있습니다.

이 학교의 목적이 개별 기술을 알려드리는 것 뿐 아니라 잠재력을 발견하고 학습과 대처 능력을 키우는데 있다고 말씀드렸죠. 전공 과목은 지금 현실에 유용한 개별 기술들이 될 것이고, 교양 과목은 후자를 위한 것으로 IT의 발전 역사(AI 개발이 수십년간 여러번 뒤엎어진 이야기 , 오픈소스로 알아보는 기술 발전에 소비자가 주도적으로 기여하는 사례 등), IT와 여러 사회 이슈(에너지/전자폐기물 등 환경 이슈, 노동, 사회적 건강 등 다양한 맥락 이해), 그리고 공익활동 영역에서 IT를 활용한 사례들 등이 될 수 있습니다.

전공 필수 중에는 DigComp 기준 5영역인 “문제 해결”과 관련한 내용이 들어갈 겁니다. 컴퓨터와 네트워크의 기본 구조를 알고 유지·관리하기, 윈도우/맥 등 운영체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여러 다양한 환경들, 수백개의 프로그램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단축키 15선 등이 될 수 있겠죠.

그리고 전공 선택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교육 주제들이겠죠. 사무 자동화(아래아한글, 엑셀 등), 협업 도구 활용(구글, 노션 등), AI 같은 것들입니다. 모든 활동가가 모든 것을 배울 필요는 없기에, 많은 것을 준비하겠지만 진단과 상담을 거쳐 자신만의 교육과정을 엮어 배울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그래도 너무 자유롭고 유연하면 선택이 어려우니 어느 정도는 “대표 코스”가 있는게 좋을 텐데요, 그것을 위해 바로 지금 많은 분들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IT학교 준비위원으로 참여해주세요. (*빈고 조합원들은 <IT학교> 공동체에 함께 해주시길 바라요.)

2026년 하반기 시범사업을 거쳐 2027년 정식 개교를 목표로 바쁘게 움직이고 계십니다. 현재 시범사업 준비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내부 반응은 어떤가요?

지금은 기초 설계와 자금 모집 등 사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공동체IT의 임원 5명이 매주 모여 학교 설립에 필요한 실무를 함께 하고 있어요. 8월 말부터 공동체IT 조합원의 피드백을 받기 시작하고, 9월 초에는 서울공익활동 박람회에서 부스를 운영하며 3000명의 시민을 만나 IT학교를 홍보하고 시민들의 피드백을 받습니다. 9월 하순부터는 IT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을 형성하는데 기여한 지역 노동자 IT교실이 새로운 곳에서(영등포), 새로운 기수(은평25기)로 시작을 합니다. 10월 초부터 공동체IT 조합원을 위한 시범학교를 먼저 시작할 예정이에요. 여기에 빈고 조합원들도 참여하시면 좋겠군요! 연말에는 시범학교에 대해 평가하고, 빠르면 2027년 상반기부터 IT학교 1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합니다.

IT학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얘기를 나누는 모든 분들이 깊이 공감하시고 지지를 표명해주고 계십니다. 다만 학교라는 것이 준비할 것이 많다보니 여력이 부족한 것 같아서 솔직히 좀 걱정은 됩니다. 자금면에서는 공모사업도 신청해보고 출자자도 찾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학교를 함께 준비할 사람들이에요. 공익활동가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정말 많은 분들의 다양한 생각이 모이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의 다른 IT교육은 공급자 중심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어요. 공익활동가 맞춤 교육과정이 잘 만들어지도록, 앞서 말씀드린대로 “내가 하위 20%이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준비 과정에 많이 결합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동체은행 빈고 등 다양한 연대와 후원, 조합원들의 참여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공동체적 가치 안에서 IT교육을 확산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궁금합니다.

디지털 기술의 역사를 보면 언제나 공유와 협력을 바탕으로 발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부각되는 소수의 인물이 있기는 하지만, 수면에 드러나지 않는 넓은 영역에서 소비자의 피드백 제공과 공동체의 기술 나눔이 있기에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IT학교의 교양 필수 과정을 통해 이런 역사에 대해 상세히 알려드리고 싶어요 🙂

지금 당장은 IT에 대해 좀 더 알고 있는 사람이 이끄는 위치에 있겠지만, 결국엔 비슷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끼리 기술과 경험을 꾸준히 나누는 문화가 자리매김해야 IT학교를 만들려고 하는 취지가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IT생산자는 기술에 대해 알려줄 수 있지만 그것을 실제로 적용해 본 경험은 공익활동가보다 떨어질 것입니다. 학교를 통해 학습하고 실험한 공익활동가들의 경험이 다시 학교로 돌아오고, 지역 사회에 공유되는 순환이 이뤄질 때 더 많은 공익활동가들을 위한 맞춤 교육이 계속 만들어질 수 있어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특히 IT기술 영역에서 대부분의 시민은 수동적 소비자의 위치에 갇혀 있습니다.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줄 때 덜 파괴적이고 배제 없이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는 방향으로 혁신이 이뤄질 수 있어요. IT학교는 경쟁의 사회 속에서 활동가 개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만을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필요한 만큼 기술의 혜택을 누리고 다같이 발전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럴 수 있도록 학교를 만들어가는 과정부터 공동체의 힘을 모아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공동체의 힘으로 수도권을 넘어 전국에 오프라인 학습 기반이 만들어지고 다양한 맞춤 모델로 기술 학교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상상합니다.

공동체IT학교의 교육 과정을 모두 마친 수강생들에게는 민간 자격증 취득 지원 등 사후 지원도 계획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학습 효과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이어지기를 바라시나요?

개인은 좀 더 확실한 성취감을 느끼고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동기를 얻게 되길 바랍니다. 조직은 구성원의 IT역량 강화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되길 바라고요. 자격증을 딴 활동가는 다시 조직 내부와 각자의 네트워크를 통해 기술과 경험을 나누는 활동으로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유명한 강사가 전국 곳곳 작은 공동체까지 다니며 교육을 하는 것은 부담도 되고 구체적인 현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다소 거리가 있는 콘텐츠로 강의를 할 수 있겠죠. 그런데 IT학교를 통해 배운 것을 자신의 현실에 적용한 경험을 가진 활동가가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공동체에서 강의를 한다면 구체적 상황에 맞는 콘텐츠로 더 와닿는 교육을 할 수 있겠죠? 배운 것을 확실히 이해하려면 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해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행위를 통해 활동가 본인도 계속 성장 발전하고, 공동체도 디지털 역량을 키워 더 재밌고 효과적인 활동을 통해 좋은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IT기술(생성형 AI 등)이 급격히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공동체IT학교가 공익활동가들의 든든한 ‘길잡이’로서 꿈꾸는 장기적인 비전은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기술이 아무리 화려하게 변화한다고 해도 결국 그것을 쓰는 사람의 기본적인 역량과 철학이 더 중요합니다. IT학교를 통해 공익활동가들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환경을 개선하면 기술 변화에 대한 적응과 응용력을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 해도 활동가 개개인이 그런 빠르고 다양한 변화를 혼자 힘으로 계속 따라잡기는 어려울 수 있겠죠. IT학교는 자체적인 연구와 함께 현장에서 기술을 적용하는 사람들의 피드백을 모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술 변화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내려놓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주도적이고 안정적으로 기술을 활용하며 공익활동의 성과를 높여갈 수 있을 것입니다.

공익활동가들과 시민들이 IT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극복하고 주도적으로 활용하게 된다면 기술 변화를 따라가는 수준이 아니라 그 방향과 정도를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기술”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힘 있는 소비자들의 플랫폼이 되는 상상을 해보니 아주 벅찬 감동이 밀려오네요^^

디지털 역량을 키우고 싶어 망설이고 있는 전국의 많은 공익활동가들과, 이 인터뷰를 읽을 독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어요. 시간을 함께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대단하세요!

그동안 공익활동가들을 옆에서 지켜보며 느꼈던 것은 정말 각자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분발하고 계신다는 것이고, 어쩌면 당연히 있어야 할 것 같은 무언가가 없어서 고생하시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역량은 개인 차원의 문제만은 아니고 조직과 공동체의 비전, 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어요. 합당한 지원을 받고 함께 성장하는 환경에 있는 공익활동가들이 그렇게 많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유유상종이라고 제 주변에 있는 분들이 저랑 비슷해서일지는 모르지만요. ^^ 정말 어려운 여건 속에서 어떻게든 상황을 개선하려 애쓰시는 한국의 공익활동가들에게 다시 한번 경의와 감사를 표합니다.

IT학교라고 하면 아주 거창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IT가 주는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들이 있겠습니다만 결국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는 사람들끼리 손 잡아주고 일으켜 주고 등을 받쳐주기 위한 공동체를 만드는 과정이에요. 지금까지 디지털 역량을 키우기 위해 개인적으로 노력하시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함께 나눠주세요. 성공과 실패의 경험 모두가 공동체에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의 디지털 잠재력을 발견하고 꽃을 피우게 되는 그 순간이 몹시 기다려져요. 함께 만들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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