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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고게시판 전세에서 월세로, 빈집에서 해방촌으로...

  • 지음
  • 작성일시 : 2012-01-10 14:45
  • 조회 : 11,470

지난 일요일 집구하기 모임에서 한 얘기입니다만....

정리해서 공유하고 싶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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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에서 월세로, 빈집에서 해방촌으로...



빈 집은 전세집이었다. 주거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출자를 하고, 차입을 해서 전세집을 계약함으로써 우리가 가진 돈의 혜택을 얻었다. 대신 그것을 집에 오는 모든 사람과 함께 공유한 것이 말하자면 빈집의 성공 요인이고, 사람들을 모이게한 힘이었고,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몇가지 이유에서 전세 전략은 포기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1.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과 전세가의 상승

2. 빈집 인구의 증가 속도가 출자금의 증가 속도보다 훨씬 빨라서 1인당 보증금은 빠르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3. 하나의 전세집보다 여러개의 월세집을 구했을 때 살 수 있는 사람의 숫자가 훨씬 많아진다.
4. 제한된 공간에 적정 인원수가 넘어가면, 더이상 모든 사람과 공유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5. 분담금은 얼마나 왜 낮아야 하는가? 쪽방보다 낮은 주거비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가?


2011년 빈고 조합원 출자금 현황을 보면,

조합원 1인당 출자금은 초기의 평균 1700만원에서, 2010년 평균 366만원, 2011년 평균 124만원으로 줄어들고 있다.

1과 2의 이유로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전세를 구하기는 갈수록 불가능해지고 있다.

전세를 구하려면, 우리는 돈을 더 열심히 벌어야 하고, 열심히 출자해야 하고,

출자할 수 없는 사람이나 단기투숙객을 맞이하기를 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꼭 이 이유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전세 전략을 수정함으로써 얻는 것도 많을 수 있지 않을까?


도식적이기는 하지만, 예를 들어 보자.

8000만원짜리 전세집과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60만원 짜리 집을 비교해보자.
똑같이 6명이 살 수 있다고 하자.

보증금은 빈고에서 일괄 6%로 대출했다고 하자.

식비, 공과금 등은 일단 제외하자.

 

  전세 월세 월세 4개
보증금(천만원) 8000 2000 8000
월세(만원) 0 60 240
이자(만원) 40 10 40
지출(만원) 40 70 280
사람수(명) 6 6 24
분담금(만원) 6.7 11.7 11.7
절약액(만원) 13.3 8.3 8.3
절약액합계 80 50 200

 

여기서 '절약액'은 최저가 주거 비용을 월 20만원이라고 했을때, 빈집에서 사는 사람이 매달 절약할 수 있는 주거비다.

합계는 절약액에 사람수를 곱한 값, 즉 빈집 사는 모든 사람의 절약액을 합한 것이다.

 

어느쪽이든 보증금으로 투자된 8000만원은 연 12%의 이자 즉 월 80만원의 월세를 절약하게 해준다.

개인으로서는 전세일 때가 월세보다 5만원을 더 절약할 수 있다.

사회 전체로 봤을 때는 월세집을 4개 구했을 때 12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빈집 사는 사람들 혹은 빈고 조합원이 4배로 늘어날 수도 있다.

 

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보증금 1000만원을 대출했을 때 아낄 수 있는 돈은 기껏해야 월 5만원에 불과하지만,

불가능했던 공동체 공간을 가능할 수 있게 한다면 그 가치는 헤아릴 수 없다.

이미 앞집과 공부집과 만행공간이 그렇게 만들어 지지 않았나?

1000만원이라면, 빈고 조합원 88명이 월 1만원의 기본 출자만 해도 1년에 모을 수 있는 돈이다. 

그 집이,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잘 살고 그럼으로써 세상 모두가 그 삶을 기뻐하고 공유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집과 공동체들을 유치해 보면 어떨까?  


빈집이 아니라 어떤 집이라도, 셋 이상의 비혈연 공동체라면 보증금을 대출/지원할 수 있지 않을까?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단체가 사무실 공간이 필요하다면 보증금을 대출/지원할 수 있지 않을까?

마을에 기여하는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이라면 보증금을 대출/지원할 수 있지 않을까?


일단은 이 동네 해방촌으로 불러모아 같이 살면서 마을을 만들고,

기회가 된다면 다른 지역으로 넓혀가면 어떨까?

그리고 이러한 가치로, 보다 적극적으로 여러사람들에게 조합원 가입을 유도하고, 출자금을 모아보면 어떨까?


빈집 4년...

첫번째 빈집이었던 아랫집이 없어지게 된 것은 아쉬운 일이다.

아랫집과 같은 집은 앞으로도 다시 생기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랫집과 비슷한 집, 아랫집보다 더 좋은 집들은 이미 여럿 생기지 않았나?

집에 찾아오는 사람 모두에게 집문을 열어서 보증금의 혜택을 공유했던 빈집.

이제 빈집 아랫집은 없어지지만,

그 보증금으로 더 많은 집들에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수많은 빈집들,

아니 수많은 공동체와 단체와 협동조합과 동네 사람들이 모여 서로 어우러지고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는...

돈으로부터 해방된 마을, 해방촌을 만들면 어떨까?

댓글 1

KenZzang 12-01-11 01:15

사람이 모여사는 것, 그리고 사람이 모여드는 것에는 공간이 필수불가결인거 같아...공간을 어디에 어떻게 만들지, 어떤 공간을 만들지 열심히 고민해야겠지...? 만들어져 있던, 만들어 가고 있던 공간에 발만 쑥 집어넣고 있었는데...이젠 엉덩이를 들이밀고 공간을 넓혀서 다른 사람들도 발을 쑥- 넣을 수 있게 해야하는 거겠지? 동네방네 가능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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