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4일, 빈 가게에서 열린 빈고의 재무설계워크숍에 다녀왔다. 이번 워크숍의 주제는 <보험, 인생의 동반자인가, 덫인가>라는 제목으로, 사람들이 어떠한 심리적, 경제적 이유로 보험을 가입하는지 그리고 보험을 가입할 때 무엇을 유의해야 하는지, 대안은 없는지에 대해서 각자의 경험과 궁금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먼저, 곰자가 준비해온 PPT 자료를 바탕으로 먼저 보험이 어떻게 설계 되어 있는지 포괄적인 설명을 들었고, 무엇보다 이 날 참석한 켄짱의 생생하고 소중한 경험담과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 역시 월급을 받던 시절에 매월 실비보험을 약 12만원 정도, 1년 반 동안 부은 적이 있는데, 보험을 해지할 때 받았던 돈은 만 원이 채 되지 않았다. 더 오랫동안 회사를 다닐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입했던 것인데, 인생의 계획이 바뀐 탓도 있지만, 나에게 언제 닥칠지 모르는 막대한 의료비에 대한 불안감으로 들었던 보험은 대략 200만원 정도의 손해를 보고 끝이 났다.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켄짱도 강조해 이야기 해 주었지만, 차라리 그 돈을 그냥 저금했더라면 어땠을까?
물론, 보험을 통해 정말 위급할 때 도움을 받은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도 듣고, 나 역시 실비보험의 특성상 그때그때 들어간 의료비를 돌려받기도 하였다. 보험의 순기능이자 제 역할을 한 것이다. 하지만 보험회사와의 불합리한 계약(약관)을 바탕으로 의료비를 지원받지 못하는 일들이 왕왕 있다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또한 보험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고용 방식과 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보험이 과연 아픈 사람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는 보험설계사를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해 강한 의문이 생긴다.
은행과 보험회사를 믿고 돈을 맡기는 신뢰만큼 '주변 사람'을 믿는 신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상호 신뢰할 수 있는 보험은 없는걸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고, 더불어 빈고에서 만들어진 건강계 실험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 될 지 기대가 되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