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의 일정으로 해남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6월부터 빈고공동체로 합류한 미세마을에 내려가는 김에 전남 지역에 거주하는 조합원들과도 만나볼 계획을 잡아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니름대표의 글로 후기를 전할게요.
8월엔 전남 해남으로 공동체회의를 떠났습니다. 낮에는 바닷물을, 저녁에는 백숙을, 채식인들은 카레를, 밤에는 미세마을의 자랑이라는 수제맥주를 마셨습니다. 맛이 좋았습니다. 본업인 회의에 대표, 상임, 미세마을 주민분들 뿐 아니라 해방촌 빈집과 홍성 빈땅, 수수노래조합의 빈고 조합원들이 모였습니다. 20명이 족히 넘어가는 인원이라 회의다운 회의는 하지 못했지만, 서로 소개하고 맥주를 나누었습니다. 서울에서는 볼 수 없던 별이 많았습니다. 그 밑에서 각자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토로했습니다. 수영, 술, 욕, 음식… 회고하다 보니 이번 전남 공동체회의를 통해 저는 스트레스를 조금은 해소한 것 같네요. 회의하다가 욕했냐고요? 절대 아닙니다.
미세마을의 새내기처럼 보이는 주민분이 계셨습니다. 죄송하지만 별명이 기억나지 않네요. 그 분이 곧 마을에서 나가서 쉴 거라는 선언을 하셨다 했습니다. 얘기를 들은 해방촌 빈집의 조합원들이 그 분에게 그럼 서울 와서 살아보는 건 어때요? 물었지만 대답은…
“공동체에서 좀 떨어져 있고 싶어서요..”.
그 자리의 모두는 고개를 끄덕거리고 말았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공동체회의는 회의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조금은 고립되어서 지쳐가는 공동체들에 불시에 방문하여 연대라는 가치를 환기시키고… 냠냠 먹고, 웃음을 주는 광대 같은 역할을 한다는 생각입니다. 공동체에서 좀 떨어지고 싶다는 마음은 모두 느껴본 적 있으시겠지요. 앞으로도 빈고 공동체회의가 호스트 공동체들의 머리에 뿅망치를 때리고, 헤헤 웃으며 어깨의 짐을 조금 덜어줄 수 있는 방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자아자!
사진: 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