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은행 빈고 2018년 11월 뉴스레터
어느덧 한 해의 막바지입니다. ‘연말’의 시간적 감각이 아직도 익숙하지 않아서 어리둥절 한데, 곧 새해를 맞이한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네요. 해마다 이맘때면 빈고는 운영과 실무의 초점을 총회에 맞추고, 한해의 재정과 활동을 정리하고 분석/평가하기 시작하는데요, 한편으론 조합원 여러분들이 올 해의 빈고 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실지도 궁금합니다. 물론 총회를 통해 활동가들이 논의해온 다양한 안건들을 바탕으로 의결을 진행하는 과정이 있지만, 그 전에 빈고에 부칠 의견이 있다면 언제든 제안해주세요.
자, 그럼 11월의 뉴스레터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달 빈고 활동들
한 달 동안의 주요 활동들을 공유합니다.
빈고설명회, 은평집 (11월 24일)
(은평집에 다수의 새 구성원이 추가되면서 조합원 교육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 달 공동체회의는 빈고설명회로 대체하였습니다.)
지난 추석에 나온 경향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명절날 보기 싫은 친척들의 질문 공세를 회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렇답니다. 씹던 밥을 입에 가득 물고, 할 수 있는 한 가장 멍한 표정을 보이며 말한다. <친척이란 무엇인가>. 기자에 따르면 대개의 인간은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을 때에야 자기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하기 때문에 그런 의문을 들은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당황할 수 밖에 없답니다. 어디 아프니? 저 또한 나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남에게 내보여 상황을 회피하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바로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죠.
빈고가 뭐야?
빈고가 뭘까요. 평집에는 최근 몇 달 사이 많은 장투객들이 들어왔습니다. 그러다보니 빈고 가입/비가입자 비율이 현재 6/4, 구 장투객들은 새 장투객들을 맨투맨으로 마크해 빈고가 무엇인지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얘기하는 판국에 빈고의 첨병들은 본인의 정체성 찾기에 바빴습니다. 아무래도 아주 중요한 일인데, 알 듯 모를 듯 하지만 나서서 설명하긴 민망한 일이 바로 빈고 설명입니다. 은행이라느니, 보증금이 거기서 왔다느니, 공간분담금에 포함된 만 원을 챙길 수 있다느니(이 과정은 졸업했습니다 ㅎㅎ) 하다가는 빈고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이 켜켜이 쌓여 언젠가 사고가 나고 말거라는 생각이 들어 상임활동가인 지음을 모셔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대표활동가인 땡땡도 함께했습니다. 평집까지 오는 가파른 길에서 체력을 소진한 지음은 교육을 시작하는데 많은 뜸을 들였습니다. 입을 연 지음의 첫 대사는 질문이었습니다. <빈집에 왜 살아요?>. 그 또한 투숙객의 정체성을 건드리는 당황스런 질문이었습니다. 빈집이란 무엇인가. 설명을 이어가는 지음은 다행히 상황을 회피할 마음은 없어 보였습니다. 빈집에 들어오는데는 보증금이 필요하지 않지만, 이 집을 유지하는데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개인의 책임이 된 보증금은 감정적 부채가 되고 실질적 권력이 된다. 빈고는 이 문제를 다루는 주체를 집의 구성원들에서 빈고의 조합원들로 확장했다. 라니, 써놓고 보니 항상 들어온 얘기지만 설명회 당일에는 또 상당히 감명받았더랍니다. 손님이 곧 주인이 되는 공간이라는 빈집의 근거들을 새삼 실감했습니다. 빈고에 대해 말하는데 조금 더 용기를 얻었습니다. 공식 설명회가 종료되면서 사람들은 음주했습니다. 잘 놀았습니다. 모두 둘러앉아 먹고 마시는 그림이 꼭 명절이었습니다. 보고 있자니 빈집에서 살며 만날 수 밖에 없는 뉴비 장투객들의 질문을 회피하려 <빈고란 무엇인가> 말하기보단, 그들과 함께 살아갈 빈집이라는 무언가를 힘을 내어 만들어가다보면, 빈고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부담스럽지 않을 날이 올 듯 했습니다. 빈집과 빈고는 혈족인 만큼 닮았으니 말입니다^^
*빈고 설명회 리뷰는 은평집의 니름 조합원이 작성해주었습니다.
9차 운영활동가 모임, 레드북스 (11월 28일)
모처럼 대표 5인이 모두 모임에 참석한 자리였습니다. 매번 느끼지만 대표가 여럿 있다는 건 이리 보아도 저리 보아도 정말 좋은 일 같아요. 모여 있으면 마치 식구가 많은 집의 거실 같은 분위기도 나고, (각자의 공간에서 따로 생활하지만) 하나의 공동체 같은 기분도 들거든요.
이날 운영회의에 앞서 두 건의 이용 문의가 있었습니다. 두 조합원 모두 공동체에 속해있지 않은데다가, 출자, 조합 활동 등의 지표를 바탕으로 설정한 개인 조합원 이용 규정을 적용한다면 사실 제한된 방향으로 논의할 수 밖에 없는 케이스였습니다. 그러나 규정만을 내세우기엔 조합원들 저마다의 상황은 너무나 다르고, 각자에 대해 섬세하게 들여다 보아야 할 지점들도 존재합니다. 또한 그간의 사례들을 통해 미루어보건데, 이용활동을 통해 빈고와 긴밀한 관계를 맺었던 조합원이 재정문제를 해결한 이후, 적극적인 출자 활동과 운영 참여를 하게 될 거라는 기대도 충분히 해볼 수 있습니다. 규정된 영역의 협소함을 해소하기 위해 활동가들이 꾸준히 개인 조합원의 이용 규정을 보완해 나갔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들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번 이용 신청 건들은 이용규정에 대한 문제의식을 다시 환기시켰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이용 신청 건은 승인되지 못했지만, 다양한 고민들을 나누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총회 전까지 좀 더 개선된 안을 만들어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편, 빈고의 가장 큰 행사인 총회를 앞두고 총회준비체제를 갖추었습니다. 일정도 결정했는데요, 2월 16일(토)로 매년 반복되었던 3월 첫 째주 토요일보다 무려 2주나 앞당겨서 진행해보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전체회의까지 총회에 필요한 안건과 재정/활동 평가 및 계획 등은 다 정리되어 있는 상황에서, 3월 총회는 오히려 준비하는 시간과 스트레스만 길어지게 한다는 데에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또 한 기수의 회계를 연말 기준으로 정산하는데, 3월에 총회를 하면 새 기수의 공식적 출발을 사실상 2/4분기부터 하는 셈이라 이 부분도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해왔구요.
물론 준비하는데 다소 숨이 찰 수는 있겠지만, 총회를 2월 중순에 치르고 나면, 3월엔 다른 조합 총회에 참석도 하면서 활동가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한편, 봄의 정취도 즐기는 여유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개이득이었습니다. (뭐, 해보면 알겠지..) 일단 이날은 총회를 위한 전체 계획을 수립하고, 세부 일정들을 결정했습니다. 아래 표에서 해당 일정을 상세하게 공유하니, 참고해주세요. 조합원 누구나 총회 준비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언제든 연락주세요!
주 | 행사 | 할 일 |
11월 4주 | 운영회의/공동체회의 | 총회준비계획 논의, 정관 검토 |
12월 5일 | 총회준비회의(하루네) | 활동 정리, 총회준비위 모집 |
12월 2주 | 9기 활동 평가 | |
12월 19일 | 총회준비회의 | 개인 활동 계획 초안, |
12월 4주 | 10기 활동 계획, 10기 활동가 후보 논의 | |
1월 2일 | 총회준비회의 | 재정정산, 공동체별 평가/계획/활동가 확정 |
1월 12일 | 총회준비회의(홍성) | 9기 정산, 분배, 10기 활동, 예산 등 논의 |
1월 3주 | 총회자료집 초안 완성, 감사진행 | |
1월 26,27일 | 전체회의(꿀잠/서울) | 조직임원구성안 협의. 공동체활동가교육 |
1월 5주 | 총회공고, 조합원 연락 | |
2월 1주 | 총회준비회의 | 총회자료집 제작, 선물 제작 |
2월 16일 | 총회 | 꿀잠, 진행스탭 |
2월 3주,4주 | 총회정리, 총회사례 |
9기의 회의 체계는 크게 상임 회의 (확대 상임 회의), 공동체 회의, 전체 회의, 조합원 정기 총회로 나누어지는데요, 기존 회의의 방식을 벗어나서 활동가들이 부담 없이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다양한 논의와 놀이의 시간을 가져보자는 취지로 ‘운영활동가 모임’을 신설했습니다.
빈고 정관 만들기 모임, 레드북스 (11월 15, 29일)
11/15 빈정은 여러 모임에 걸쳐 오늘 정관 초안을 모두 적었습니다~~! 이번 빈정모임은 빈고 공동체중 하나인 '인권센터 들'의 사무실을 빌려 진행하였습니다. 공간을 제공해 준 '들'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다다음주 29일 목요일에는 상임활동가와 함께 빈고 정관에 대한 폭넓은 이야기를 할 예정입니다. 다음 달 모임은 12월10일로, 앞으로는 정관 모임 사람들끼리 빈고 정관 초안을 검토해볼 계획이에요. 조합원 분들도 정관 초안 확인해주시고 격려해주세요~ 화이팅.
빈정 모임 회의록 보기
11/29 이번 빈정모임은 상임활동가와의 대화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레드북스'의 공간을 빌려 모임을 진행하였습니다. 맛좋기로 유명한 레드북스의 차를 마시며 모임을 진행 할 수 있었습니다. 정관이 필요한가에 대해 다들 어떻게 느끼는지, 정관을 만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한 각자의 이해를 나누었습니다. 상임활동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정관모임 구성원들은 정관을 만듦으로써 목표했던 바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는데요. 덕분에 다음 모임 때는 이런 이야기들을 나눠볼 것 같습니다. 빈고의 요모조모를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정관이란 형태를 활용하는 게 좋을지, 다른 방식의 알림글을 만들어보는 게 좋을지. 빈고에 가지고 있던 불만, 우려 등을 정관(혹은 다른 방식)을 통해 어떻게 녹여낼지. 등등을 논의해볼 계획이에요. 아무튼 상임활동가와 대화하며 빈정모임 구성원들은 소통의 답답함을 해결 할 수 있었고, 여러가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빈정 모임 내부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모임에 참여해주신 상임활동가분들 감사드리고, 앞으로 자주 이야기 자리가 만들어져서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회의록 정리 중입니다.
빈고 책 읽기 모임, 레드북스 (매주 화요일 19:30)
이젠 매주 화요일 책읽기 모임은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과가 되었습니다. 이번 주 책읽기 모임 하나요? 하고 물어볼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하는 거에요. 그간 <혼자 살아가기 : 비혼여성, 임대주택, 민주화 이후의 정동>, <경제무식자, 불온한 경제학을 만나다>, <자본의 코뮤니즘, 우리의 코뮤니즘>, <마그나카르타 선언>, <선언>, <세계사의 구조>, <철학의 기원>, <다른 세상을 위한 7가지 대안>, <에콜로지스트 선언>, <에콜로지카>, <깨달음의 혁명>, <리얼 유토피아>, <프롤레타리아여, 안녕> 를 함께 읽으며 텍스트에 대한 이해를 돕고 빈고와의 접점 등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12월도 책읽기 모임은 계속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해보세요!
지구분담금과 공동체기금을 사용해주세요.
빈고의 잉여를 만인/만물과 공유합시다! 2018년 예산안에 배정된 지구분담금과 공동체기금이 아직 충분히 남아있어요. 공동체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공동체 바깥의 수 많은 연대자에게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아요!.
빈고 설명회, 강정 평화센터 피스아일랜드 (12월 19일 1900시)
이젠 정식으로 만날 때도 되었지요. 빈고가 강정에 갑니다! 관심 있는 제주 지역 조합원들도 함께 만나요!
2019년 출자활동 계획 준비하기
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 가네요. 올해 초에 세운 출자 목표는 얼마나 달성하셨나요?
각자가 자신의 경제생활을 파악하고 계획하고 준비함으로써 돈의 힘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빈고 출자활동의 목표입니다. 작은 계획들이 모이면 큰 꿈을 꿀 수 있기 때문에 출자금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 새해의 출자활동 계획을 준비해보아요.
소식공유
공동체 소식
공동체 수가 늘어남에 따라 소식지 분량도 늘어나서, 뉴스레터에 한 꾸러미로 담았던 공동체 소식을 더 이상 함께 싣기가 어렵게 되었답니다. 때문에 8기부터는 빈고 홈페이지에 별도로 공동체 소식 게시물을 올리고 있습니다. 첨부한 링크를 통해 공동의 자산으로 마련된 빈고 공동체들의 지난 한달살이가 어땠는지 함께 살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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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빈마을 달력 사세요
빈마을 달력 올해도 만들고 있습니다.
빈집이 해방촌을 떠나 은평에 정착한 지금 빈마을이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하는것이 맞는지
고민이 되지만 어쨋든 달력을 만들고 있습니다.
빈고의 다양한 공동체들의 참여하였습니다.
아마도 12월 중순에 배송이 될것 같습니다.
올해의 주제는 "우리집(공동체)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 입니다. 여러분의 공동체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른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기대하며 주문해봅시다.
공동체에는 공동체 달력 하나씩 있으면 보기 좋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금액은 만원 입니다.
맛보기로 달력에 실릴 그림중 한장!
"처음엔 설거지를 하기 싫어 누군가 탑을 무너뜨리길 바라지만, 턴이 지나갈수록 은연중 마음속으로 서로를 응원하며, 젠가가 사실상 협동게임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판매, 2019 달력 '그들의 잠자리'
그들의 잠자리를 담은 그림으로 만든 2019년 달력을 판매합니다.
A5(210*148mm) 크기의 랑데뷰 190g 종이에 인쇄된 낱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배송비 등 포함하여 각 1부당 1만원입니다.
아래 링크에서 주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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