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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고게시판 [빈고문학상-작품09] 얼른얼른 부랴부랴 (놀이네)

  • 빈고
  • 작성일시 : 2024-12-19 10:40
  • 조회 : 676

얼른얼른 부랴부랴


조원식


창밖으로 

고라니가 겅중겅중

고양이가 오죵죵죵

사람들이 부랴부랴

아기 코끼리가 데똥데똥 지나간다. 

한국어의 의태어는 

무적이다.

세상의 모든 신들이 한국어 의태어는 이해하거나 잘 구사할 것이다.


신들은 

부사만 이해하고 부사만을 발화한다.

그래서 바이블은 태/멘 거짓이고 모든 신화는 대량학살무기이다.

내란이 언제 종식되는지, 

세계의 모든 비참과 학살이 언제 끝날 지, 

신은 알지 않는다. 신은 우리의 한숨과 흐느낌과 단말마를 듣고 웃는다. 신은 죽지 않는다. 죽이지도 않는다. 미사일을 만들어 뿌리는 이들의 귓가에 속삭일 뿐, 


얼른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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