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은행 빈고 2019년 9월 뉴스레터
근래는 뉴스레터를 통해 전할만한 소식을 떠올리는데 많은 시간이 들어요. 그만큼 빈고 활동이 미비한 편이랍니다. 뉴스레터의 빈약한 분량에 괜히 쑥스러워져서, 쓸데없는 말을 해보았습니다. 제 불찰로 10월 8일에 열린 레드북스 9주년 파티 소식을 전달하지 못함에 심심한 사과를 전하며 9월 뉴스레터 시작합니다!
지난 달 빈고 활동들
한 달 동안의 주요 활동들을 공유합니다.
7차 운영활동가 모임, 텔레그램 회의 (9월 6일)
9월의 운영활동가 모임은 갑작스런 태풍으로 인해 텔레그램에서 진행했습니다. 대표활동가인 나루는 기차에서 회의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상임활동가 지음이 지난번 녹음한 <커먼커먼커먼즈> 팟캐스트를 함께 들어보며, 지음을 놀리면서 회의는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이번 뉴스레터가 공개되는 시기에는 이미 이용활동이 시작된 웬자족 부족주택 공동체의 이용계획서를 처음 보고 논의했습니다. 구성원들의 소득에 따라 시기 별로 이용 분담금 조정한다는 새로운 계획에 다들 의구심 반, 기대 반의 마음을 가졌습니다. 당시에는 의결을 올리기에 부족하고 불명확한 것들이 많아 웬자족 부족원들의 상황 변화를 좀 더 기다리기로 했어요. 다음은 레드북스의 이용연장 계획인데요. 별다른 논의도 필요 없이 모두가 휘릭 동의했습니다. 금액이 크지 않고, 레드북스와는 매월 만나는 관계의 끈이 있기 때문이었지요. 마지막으로 쌓이기만 하고 덜어지지를 않는 지구분담금 활용의 대안을 찾아보았습니다. 지금까지 해본 방법은 ‘더 설명을 잘하자’ 정도였는데요. 이번엔 생각을 바꿔서 타 단체들과 연대를 중심으로 하는 단체(예를들어 투쟁현장 가서 밥해주는 밥통, 재워주는 꿀잠)에 큰 금액을 보내는건 어떻겠나 의견이 나왔습니다. 돈이 쌓인다고 절대 좋은 건 아님을 우리는 아니까, 어디에다 크게 한 번 털어줄지는 내년 초 총회의 안건으로 올리자 하였습니다.
10기의 회의 체계는 크게 상임 회의(월 2회), 온라인 운영회의(상시), 운영회의(월 1회), 지역조합원 모임(월 1회), 전체회의(연 2회), 조합원 정기 총회(연 1회)가 있습니다. 이 중 지역조합원 모임은 지역 조합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새롭게 마련한 자리입니다.
반폭력모임, 레드북스 (9월 16일)
아주 오랜만에 만난 반폭력 모임입니다. 워크샵을 진행한지도 두 달이 지났는데요. 드디어 당일의 속기록을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기억에 퇴색된 부분이 많지만, 여섯 명의 멤버들이 퍼즐을 맞추듯 머리를 맞대어 더듬더듬 보여줄 만한 문서를 만들기 위해 달리고 있습니다. 숙제 기간을 정해놓고 헤어졌고, 완성되면 빈고 게시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은 조용한 응원이, 나오고 나면 활발한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이용활동
공동체이용, 웬자족 부족주택
이젠 은평구가 빈고의 고향입니다. 지난 달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에서 찾아가는 빈고 설명회를 열었어요. 그 날 참여하셨던 윤기쁨, 어진아 님과 당일엔 안계셨던 져니님이 빈고로 새로운 공동체를 제안해주셨고, 현재 은평구 새절역 근처로 이사까지 완료되었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계획서를 보면 구성원 고정수입 여부에 따른 분담금 조정, 공인중개사 개업 이후 빈고와 연계 등 재미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집에 놀러가면 맛있는 채식 요리를 대접하신다고 하네요. 저는 가보려고요.
잉여를 만인/만물과 공유합시다!
과거의 우리가 총회에서 배정한 지구분담금과 공동체기금은 항상 현재의 우리 기대보다 넉넉하답니다. 공동체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공동체 바깥의 수 많은 연대자에게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아요!
사용현황, 신청서식 : 지구분담금(상임활동가) 공동체기금(대표:살구)
소식공유
공동체 소식
공동체 수가 늘어남에 따라 소식지 분량도 늘어나서, 뉴스레터에 한 꾸러미로 담았던 공동체 소식을 더 이상 함께 싣기가 어렵게 되었답니다. 때문에 8기부터는 빈고 홈페이지에 별도로 공동체 소식 게시물을 올리고 있습니다. 첨부한 링크를 통해 공동의 자산으로 마련된 빈고 공동체들의 지난 한달살이가 어땠는지 함께 살펴보아요.
<페이드 포> 발간 기념 북토크
<페이드 포 : 성매매를 지나온 나의 여정> 은 성매매경험당사자이자 반성착취 활동가인 저자 레이첼 모랜이 자신의 사유를 담은 책입니다.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은 독립출판사 안홍사의 대표이자 <페이드 포> 번역자이신 회원 안서진 님의 제안으로 <페이드 포> 텍스트를 함께 읽는 틈새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성매매 현장과 그 안팎에서 발화되는 것들의 틈새를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룸 활동가들의 경험 그리고 안서진 님의 인신매매 지원 경험, 소수자성을 타자화하지 않는 페미니즘이라는 공동의 지향이 만나 더욱 풍부한 읽기가 가능했습니다.
틈새 세미나에서 길어올린 고민들을 녹여 <페이드 포> 를 어떻게 읽어야할지 함께 나누어보는 북토크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현재 한국의 성매매는 <페이드 포> 가 증언하고 있는 1990년대 초 아일랜드의 상황과 겹침과 동시에 서로 다릅니다. 한국 성매매의 정치·경제·역사적 맥락, 한국 성산업의 구조와 현황, 성매매 경험을 말하고 듣는 여성주의 인식론과 윤리를 주제로 이야기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과 신청 부탁드려요!
◐ 패널 :
정희진. 여성학 연구자
김주희. 서강대학교 트랜스내셔널 인문학 연구소
별.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 일시 : 2019년 10월 18일 금요일 19:00 – 21:00
◐ 장소 : 스페이스청 (서울특별시 마포구 신촌로 170 1층, 지하철 2호선 이대역 6번출구)
◐ 신청하기
구글폼 작성 후 아래 계좌로 참여비 이룸 비회원 10,000원 / 이룸 회원 7,000원 을 입금해주세요. 입금자명 북토크 + 신청자명 으로 부탁드립니다.
국민은행 093401-04-246052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 문의 : 02-953-6280 / eloom2003@naver.com
2019 이룸 영화제 : 절망을 감추는 욕망, 욕망을 만드는 도시
2019 이룸 영화제는 다양한 위치의 개인들이 현재 한국 성산업 현장을 직면하며 그 공간과 권력관계를 중층적으로 읽을 수 있는 방식을 진지하게 또 흥미롭게 경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관객들이 나와 주변인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부장제 자본과 국가의 지배를 감지하고 이를 도시 곳곳 구체적인 성산업들과 연결지어 이해할 힘을 얻었으면 합니다. 나아가 이 힘이 각자가 거주하며 투쟁하는 작고 큰 공동체를 성찰하고 여성에게 성매매가 아닌 삶의 선택지가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낼 더 큰 힘으로 번졌으면 합니다. 이룸이 활동에서 길어올린 문제의식을 열쇳말 그리고 길잡이로 삼아 주십시오. 이룸 영화제가 성매매 현장에서의 페미니스트 정치에 적극적으로 감응하고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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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
"한국사회엔 이제 새로운 도덕의 원리, 연대를 강화하는 방식의 도덕이 필요하다. 이 사회가 사람들을 위한 비빌 언덕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나 홀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 수 있는 사회의 구성이 필요하다.
공정성은 이런 전망을 거부한 채 기존의 붕괴된 도덕을 답습하고 반복하는 언어일 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공정이 아니라 연대다." 원문보기 / 필요한 것은 공정한 룰이 아닌 연대의 이념이다 / 최성용
"불평등을 극복하고, 인류가 스스로를 족쇄로 얽어매는 불행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선 ‘사유재산에 바쳐진 신성함’의 금기를 깨야 한다고 피케티는 말한다. 사유재산이 아니라 사회공유재산. 그것이 청년 전체에 지급하는 '기본자본'이란 생각은, 소련 붕괴 이후 봉인되어 있던 정치적 상상력의 둑을 과감하게 허문다." 책추천 / 자본과 이데올로기 / 토마 피케티
"자본가들은 그들이 어디에 있든지 항상 자본가로서 행동한다. 저자는, 자본의 회로 안에서 누구나 ‘경제적 이성의 광기에 사로잡혀 정신 나간 자본주의’를 살고 있는 자신의 일상을 차분히 대면하며 생각에 잠겨볼 것을 요청한다. 이 광기는 그 어떤 쉬운 요약이나 피상적인 서술조차 피해가는 불명료하고 혼란스러운 영역으로 악명이 높다. 우리를 압류하고 가두고 소외·타락시키는 화폐(신용화폐·부채)의 엄청난 힘에 마치 ‘홀린 사랑’처럼 행동하는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정신 나간, 심히 우려되는 세계이다." 원문보기 / 정신나간, 우리시대 자본의 풍경들 / 조계완
"공정한 경쟁을 통한 능력대로의 ‘불평등한’ 분배라는 자유주의 평등론 비전이 진보개혁담론을 대표한다. 강남좌파의 비전이기도 하다. 이 비전에서 빠져 있는 것은 이미 심각해질 대로 심각해진 능력(자산) 자체의 불평등을 어떻게 교정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원문보기 / ‘좌파’ 아닌 강남 좌파 / 조형근
"프루동은 사유(私有)에 반대함과 동시에 많은 사회주의자가 주창하는 국유도 반대했습니다. 그가 사유와 국유라는 안티노미를 넘어서, 그 어느쪽도 아닌 소유형태로서 발견한 것이 호수성(상호성)입니다. 이것은 국가적 재분배가 아닐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호수와도 다릅니다. 그것은 오히려 시장적 교환과 닮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거기에는 경쟁이 있고 자유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스템은 빈부의 격차나 자본-임노동의 대립관계를 야기하지 않은 것이어야 합니다. 그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시스템일까요?" 더보기 / 빈고 읽을거리 발췌 / 가라타니 고진
일정공유
10/08 화, 레드북스 9주년 파티
10/20 일, 단편집+평집 빈고 설명회
10/30 수, 배제대 <공동체와 커먼즈뱅크> 강연(1시~3시)
자본 현황 공유
* 바람(망집), 져니(여행자), 판다리(서울 중랑), 쟤(서울 성북) 조합원이 새로 가입하셨습니다. 반갑습니다.
* 서울 마포구에 망집 공유지/공동체가 새로 만들어졌습니다. 환영합니다. 2000만빈을 이용활동이 승인되었고 무사히 계약을 마쳤습니다.
* 골목쟁이네가 이용활동을 종료하고 계획했던대로 이용분담금을 공유해주셨습니다. 그에 따라 수입이 늘었습니다.
* 38 명의 출자활동가분들이 약 1000만빈을 출자해주셨고, 650만빈이 반환되어 약 350만빈 정도 출자금이 증가했습니다.
* 차입금 반환 요청이 있어서 1000만빈 반환했습니다.
* 망집 이용금과 차입금 반환을 위해 예치금을 2500만빈 반환했고, 그에 따른 이자수입이 있었습니다.
* 이용분담금과 이자수입으로 잉여금은 일시적으로 증가해서 985,733빈이 되었습니다.
* 예치금은 1억5300만빈이 되었고, 자산은 5억1900만빈입니다.